울진사진벗들

남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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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ml><head></head><body><img src="/proxy/bbs/4717/사진" border="0" alt=""> 안녕하세요..^^ 
얼마전 전시회가 끝나고 북면성당 신부님과 다과회를 열면서 
우리사진반에서 작지만 122만원의 성금 전달식이 있었습니다 
 
북면 성당 신부님께서 좋은일 하신다면서 이 성금으로 울진성당으로 보내어 
더 가난하고 외로운사람들에게 전달해야 되겠다고 하셨습니다 
 
울진성당에서 잘 받았다고 울진성당 신부님과 수녀님 회장님께 
제가 대표로 인사를 받았습니다 
 
울진성당에서는 독거노인 60분에게 일주일에 한번 
반찬봉사와 각종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중 성당홈에 있는 봉사 사례를 제가 퍼 왔습니다 
------------------------------------------------------------------------ 
 
나는 반찬배달부였다. 
정작 만들고 보내는 사람은 따로 있는데 인사를 받는 것은 늘 배달부의 몫인 것이 그저 부담스러운 반찬배달부였다. 
 
그땐 반찬이 그저 반찬에 불과했기에 반찬통 하나만 달랑 가지고 찾아가는 내 손이 참으로 부끄러웠다. 
그네들이 받는 것의 실체를 알지 못했으니까...................... 
 
3월에는 4월 달력이 걸려있고 5월에도 4월 달력이 걸려 있는 집. 
지금이 몇 월인지 며칠인지 알지도 알려고도 하지 않는 할머니. 
 
할머니는 오늘 아침에도 그릇 위에다 또 하나의 젖가락을 올려놓으며 하루를 시작했겠지. 
'할메!" 
"이제오나!" 
"오늘 목요일인거 알고 있었어?" 
"그래,계속 내다보고 있었지." 
 
"어떻게 알고 기다렷을까?" 
"그릇 위에다 하룻밤 잘 때마다 젖가락을 올려놓으니 알지.일곱 개가 올라가면 목요일 아니나." 
 
할머니만의 목요일 계산법에 할 말을 잃는다. 
할머니는 7일 동안 도데체 무엇을 기다리고 계셨을까? 
하루하루 젖가락을 올려놓으며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그 기다림에 부응하는 마음으로 찾아가고 있는가? 
 
나의 목요일과 할머니의 목요일엔 확실한 차이가 있다. 
할머니의 기다림은 삶이다. 그래서 할머니의 기다림은 아름답다. 
기다림의 대상이 그 무엇이건 상관없이 아름답다. 
할머니가 반찬 안에 깃든 우리의 따뜻한 마음과 사랑,정성,기쁨의 양념을 기다리듯, 
나 또한 할머니의 기다림을 채워줄 우리네 삶을 가지고 찾아간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반찬배달부가 아니다.&nbsp;&nbsp; 할머니처럼 목요일을 기다리는 삶의 배달부다. 
 
며칠 전,할머니의 삶 한 줌과 할아버지의 삶 한 줌을 선물로 받아왔다. 
처음엔 그저 사양하고 안 받는 것이 미덕인줄 알았다. 
내가 받지 않음으로 해서 그네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네들이 주고 싶어 하는 것이 단순히 상추,고추,호박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 안에 깃든 그네들의 정성과 기쁨과 희생, 그리고 애정을 주는 것이라는 것. 
 
내가 그네들에게 배달하는 것이 단순한 반찬이 아니듯, 그네들이 건네는 그것 또한 
그네들의 삶의 일부라는 것을 알기에 나도 그네들처럼 기쁘게 감사하며 받는다. 
 
내가 아닌 그 누구여도 할 수 있는 일을 내게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하며, 
 
오늘도 기쁘게 삶을 배달하러 가는, 나는 삶의 배달부다. 
 
---------------------------------------------------------------------------------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솨~~~~~꾸벅 
오늘도 좋은 하루되소서 
 
</bod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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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Comments

남순란 2007.11.14(수) 오후 06:36:24(121.151.xxx.xxx)

답변 수정 삭제

신부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건강하시죠?

요즘 주세경씨와 신부님 얘기 종종했는데

지면으로나마 뵙게되어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신부님께서 울진오지에다 사진문화를 심어놓고 가셨기에

어려울수록 신부님을 많이 생각하며 힘을 얻고 있습니다

아직도 저희 사진반을 잊지 않고 찾아 오셔서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신부님 영육간에 건강하십시요

이기정 2007.11.13(화) 오후 01:30:40(124.254.xxx.xxx)

답변

글 잘 읽었습니다. 목요일! 주님은 성찬식을 거행하신 날이네요. 최후의 만찬 말입니다.

매우 좋은 일 하셨습니다.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최남철 2007.11.12(월) 오전 09:52:04(61.248.xxx.x)

답변

콧잔등을 시큰하게하는 글입니다.

너무 감동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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